"오빠 안녕 나 승연이야 식을 앞 두고 편지를 쓰려는 5년전 봄날이 떠오르네

꼭 이맘때였어 봄 캠퍼스에 봄꽃이 가득하던 날 가로수길 사이로 오빠가 손 흔들며 뛰어왔지

왠지 모르게 가슴 벅차고 웃음이 나더라

조모임에 늦은 데다 땀에 젖은 운동복 차림이었는데도 마냥 설렜어

오빠를 좋아한다는 깨닳은 순간이 있다면 아마 그 때일 거야   

생각해 보면 그래 아주 사소한 순간에 오빠에게 반했지

날보며 흐믓해하고 차가운 손발을 녹여주고 먹고 싶어하던 음식을 챙겨줄 때

다리를 걸어 장난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몸개그를 하고 내 행동을 따라하며 놀릴때면 즐겁고 행복했어

그리고 또하나 남한테 보이지 않는 빈틈을 내게만 보여줘서 좋았어

정말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달까

오빠를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전보다 밝아졌다 일정도로 오빠는 날 웃게 해줬어

누군가 결혼을 결심한 계기를 물었을 때도 늘 웃게 해줘서라고 답했지

오빠에게도 내가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해

회사일로 눈코뜰새없이 바쁘지만 그 와중에도 나 때문에 잠시나마 웃었으면 좋겠어

흔히 변치 않는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하지

지금까지 그러했던 우린 종종 다툴 거고 서로에게 서운해 할 거고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거야

대신 오빠가 나로인해 웃고 내가 오빠로 인해 웃는 건 변함 없었으면 해

그 순간이 모이고 모여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를 세월이 흘러 함께 추억할 수 있기를 

난 그거면 충분해 사랑하고 사랑한다"


"승연아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벌써 5년이 지났어 

지난 5년을 돌아보면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너와 함께한 모든 날들이 눈부시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런데 이상하지? 네가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 없게 됐어

지금의 내가 5년 전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라면 모두 네 덕분이야

넌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유일한 이유였고 

내 부족함을 채워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어

사람들이 말하잖아 널 아내로 맞이하는 건 행운이라고 

그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얼마나 기쁜지 몰라

난 그때가 참 행복하더라 기억나? 우리가 교제하기전 캠퍼스를 걸으며 음악을 듣곤 했잖아

사실 엠피쓰리도 없던 내가 음악적 감성이 풍부한척 하느라 엄청 고생이 많았어

괜히 처음 듣는 노래를 들으며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고 나는 분명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

넌 늘 웃어주며 공감해주었어 지금 생각해도 얼굴 빨게지는 날의 연속이었어

그런데 그 말도 안되는 음악이 너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된 것 같아

5년이 지난 지금 우린 한 자리에 너만 예쁜 옷을 입고 서있어

내가 항상 입버릇처럼하는 말 생각나? 아무 걱정 하지말라는 말

슈퍼에서 젤리 허락맏고 살께 고기 먹을 때 사이다 안 마실께 새로운 친구 사귀느라 너에게 소홀히 하지 않을께

아이들에게 몰래 용돈 주지 않을께 딸 바보가 되어도 널 더 사랑할께 

날 닮은 아들이 태어나도 사랑해볼께 백종원 처럼 음식 갖고 소설 안쓸께

내가 작업한 드라마 안봐도 안 삐질께 사랑을 계산하지 않을께 

열심히 살았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살꺼야 언제나 신나고 재밌고 행복이 넘쳐나게 살게 해줄께 

나와 미래를 약속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승연아"